@skp3407
신깅(셈블)

[백현찬열/백찬/백열] 청춘, 그 이상한 여름, 어느 날엔가.

아, 윽, 흐읏, 하으윽-

방 안에 전혀 여자답지 않은 신음이 울려퍼졌다. 그럼에도 참 좋았다. 참는 듯 억누르는 목소리가 참 너다워서. 눈꼬리에 망울망울 맺힌 눈물이 곧 옆으로 떨어져 내린다. 분명 처음이라 어설픈 관계, 서툰 몸짓인데 힘들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는 네가 참 고맙고 색정적이었다.
땀에 젖은채 흔들리는 검은 머리카락, 구겨진 미간, 반쯤 감긴 큰 눈, 하얀 피부, 콧날을 따라 내려와 달뜬 신음을 뱉는 하도 깨물어져 붉어진 입술까지. 그 밑으로 젖혀진 목, 남자답게 나온 목젖, 쇄골부터 어깨를 이어 팔까지 이어진 고운 선, 시트를 쥔 손, 탄탄한 가슴팍에 옅게 근육 잡힌 상체, 얇게 마른 허리, 쭉 뻗은 다리 선까지. 참 야해.

넌 모르겠지만.

가만히 손을 뻗어 내 밑에 깔린 찬열이의 볼을 쓸었다.



* * *



이상하리만치 찬열이와 나는 서로 성적인 얘기나 여자를 주제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농담으로 몇 번 꺼내본 적 있는 소재지만 또래 아이들이 흔히 하는 한시간 가는 정도의 잡담이나 진지한 듯 웃기게 대화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우리 사이에 여자 얘기가 나오면 그것은 찬열이의 누나, 엄마. 아니면 내 엄마. 이게 다였는데 오죽하랴.
그렇다고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한번쯤은 진지한 마음이 아니더라도 나도 여친이 있다는 거의 자랑같은, 어린 나이의 풋사랑이나 얼굴만 보고 사귀는 등의 연애는 해본 적이 있긴 하다. 물론 찬열이나 나나 얼마안 가서 깨지는 게 과반수였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첫째로 나는 여자를 사귈 마음이 없다. 내 마음에 드는 애가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해도 미미했으니까. 게다가 내 싸가지없는 성격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설령 사귄다해도 상대에서 지치기에 사귀나마나였다. 덧붙여 난 집에서 공부의 압박이 심한 편이어서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 중에서도 얼굴때문에 고백하는 여자애들 역시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찼었지.
박찬열의 경우는 아예 사귈 여유가 없었다. 학교에선 공부하고 자고, 학교 밖에선 아르바이트 뛰기 바쁘고, 주말엔 병원에 가서 누나를 본다. 그나마도 고등학교에선 왕따가 되어버려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다. 잠깐 한 두명 사귀는 애들은 집안사정을 알자마자 깨지는 일이 많아 차라리 철벽을 쳐 사귀지 않는게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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